2020년11월12일/ 27호/ 구독 11일(미 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선 다우 지수가 0.08% 하락했습니다. 반면 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0.77%, 2.01% 올랐습니다.
지수에서 보듯 기술주, 성장주가 선전하고 가치주와 경기민감주가 약세가 보인 겁니다. 지난 9일 월요일에 화이자의 백신 소식이 나온 뒤 이틀간 급등했던 성장주가 후퇴하고 기술주가 재부상한 것입니다. 월가에선 지난 이틀간 급격히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하는 '빅 로테이션'이 나타났기 때문에 약간의 반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이해합니다. 트렌드가 무너진 건 아니라는 겁니다. 오늘 기술주로의 매수세를 유발한 게 몇 가지 있었는데요.
미국에서 10일 기준 13만6325명의 코로나 신규 환자가 나오며 또 다시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특히 입원 환자가 총 6만2000명에 육박해 지난 4월 최고 기록이던 약 6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뉴욕 주가 12일부터 술집과 주류를 파는 식당의 영업시간을 밤 10시로 제한하고 실내 모임 최대 인원을 10명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백신은 매우 좋은 소식이지만, 앞으로 6개월은 험난한 경로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JP모간은 그동안 급등한 에너지주인 옥시덴탈페트롤럼의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고요. 반면 에버코어ISI는 옐프에 대한 투자등급을 시장 수익률 상회로 높였습니다.
또 리프트는 이날 올해 EBITDA, 즉 법인세,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이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밝히면서 기술주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해 기술주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흥미로운 뉴스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CEO가 백신 뉴스를 발표했던 지난 9일 보유주식 62%를 매각한 겁니다. 총액은 560만 달러로 아주 많지는 않습니다.
그날 화이자 주가는 장중 15%까지 올랐었고, 불라 CEO의 주당 매각가는 41.94달러로 화이자의 52주 최고가인 41.99달러와 비슷합니다.
회사 측은 이미 지난 8월에 승인된 매각 계획에 따른 것이고, 불라 CEO는 여전히 많은 양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날 여러 가지 추측을 자아냈는데, '백신 약효가 발표한 것보다 떨어진다는 걸 알고 판 게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습니다.
월가에선 화이자의 주가가 올해 거의 오르지 않았고, 백신으로 인한 실적 향상 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화이자의 한 해 매출은 500억 달러가 넘는데, 사실 미국이 1억 개 백신을 2억 달러에 사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그리 많은 매출이 발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 국가와 계약하는 만큼 많은 이익을 내기도 어려울 것이고, 게다가 모더나 등 다른 제약사들도 줄줄이 백신을 내놓을 겁니다. 기술주 뿐 아니라 이날 달러도 강세를 보였습니다.달러는 올 3월 급등했다가 이후 조금씩 내려왔고 최근엔 급락했습니다. 특히 위안화와 원화에 비해 많이 떨어져 기존에 미국 주식에 투자했던 분들은 헤지를 하지 않았다면 환차손이 10% 정도 발생했을 겁니다.
관심은 앞으로 방향성일 텐데요. 골드만삭스에서 재미있는 보고서를 하나 냈습니다. 내부의 자크 팬들 환율·이머징마켓 전략책임자과 베리 아이켄그린 버클리대 교수 인터뷰를 통해 달러에 대한 뷰를 비교한 겁니다. 팬들 전략가는 "달러가 현재 무역가중치 인덱스를 기준으로 10~15% 정도 고평가되어 있다"면서 최소 몇 분기, 길게는 2023년까지 3년간 15%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통상 과거를 보면 이런 움직임이 시작되면 약 5년에 걸쳐 가치가 30% 정도 움직였다"며 "조금 더 강한 움직임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 나타나고 있는 달러의 고평가, 미국의 낮은 실질금리, 예상되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은 약달러 상황을 만드는 표준적 환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버클리대의 정치경제학자인 아이켄그린 교수는 다른 뷰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달러가 지금 고평가나 저평가되어 있지 않다고 봤습니다. 그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는 달러 가치와 별 관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달러 가치는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상대적 성장률에 달려있다"면서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미국 경제의 성장이 더 가파르다면 달러 가치는 여전히 지탱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코로나 백신에 급락한 金…UBS "저금리선 강세 이어갈 것" 코로나19 백신 뉴스가 나왔던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국제 금가격은 트로이온스(약 31.1g)당 1853.2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4.97%나 급락했습니다. 전날까지 올 들어 28.35% 올랐던 금 가격은 올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1800달러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이후 일부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금가격에 대한 전망은 혼란스런 상황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에 대한 투자심리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게 기존의 공식이었기 때문이죠.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금 가격 전망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금은 여전히 혼란과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안전자산으로서 각광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위험회피(헤지) 수단으로서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실질 금리가 상당 기간 마이너스 수준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국면에서는 금에 대한 가치가 여전히 높을 것이라는 게 UBS의 설명입니다. 화이자의 백신 소식은 성장주에 쏠려있던 주식시장 내 자금흐름을 가치주로 전환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UBS는 내다봤습니다. 미국 국채 가격도 상승했는데 이는 미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인 동시에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조로 읽히기도 합니다.
웨인 고든(Wayne Gordon) UBS 애널리스트는 "결국 미국 중앙은행은 명목 금리가 오르지 못하도록 할 것이고 5000억달러에서 1조달러 규모 사이의 추가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향후 3~6개월 사이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명목 금리보다 높은 현상이 나타나면서 실질금리는 -1% 이하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UBS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대를 나타내면서 수개월 내로 금 가격은 현재보다 높은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대에 거래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동시에 백신에 대한 뉴스는 나왔지만 여전히 백신에 대한 의문점이 많다는 점도 금 가격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지위에 올랐다. 상원을 어느 당이 장악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현 시점에서는 공화당 과반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UBS는 지금의 시장을 '전환기'로 정의한다. 앞으로 몇 달 뒤면 코로나19 백신과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역시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경기 회복을 가속할만한 요인들이다. 지난 9일 발표된 화이자 백신의 결과 역시 이 경로로 향하고 있음을 확인해준다.
이런 맥락을 고려할 때 향후 주식 자산의 상승은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진을 지속해온 경기민감주들도 지금보다는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각종 이벤트들이 언제 발생할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 결과 시장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고, 선거를 둘러싼 각종 논란은 시장의 불안을 더욱 늘리는데 기여할 것이다. 전환기에 그저 지켜보고 있는 것이 최선의 투자방법은 아니다. 선거 이후 근시안적인 포트폴리오 변동이 수익률 측면에서 오히려 해로울 수 있음을 고려해 정치적 안정과 포스트 코로나19 경제에서 성장을 거듭할 수 있는 투자 테마를 확립하고 장기적인 투자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상하원 분열에도 5G는 '최우선 투자대상' 최우선적 투자기회는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 확대 수혜주에 있다. 5G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뒷받침이 될 IT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개별 기업은 물론 산업 측면에서도 투자 대상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정치적 관점에서도 5G는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의 핵심 공약으로 투자가 확대될 것이다. 아울러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의 통신기술 관련 갈등을 정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양극화된 기술의 세계는 5G 체제 하에 큰 존재감을 가질 기존의 국내 매출 중심 통신관련 기업들에게 이로울 것이다. 통신장비주가 휴대폰장비주보다 빠른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에 보다 우선적인 투자대상이다.
○헬스케어 투자는 LST와 원격의료부터 헬스케어 산업 입장에서 대통령을 민주당이 가져가고, 상원을 공화당이 가져가는 상황은 ‘최적의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다. 보건 분야에 대한 투자는 확대되면서, 일부 부문의 국유화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산업 내에서도 생명과학 장비 및 서비스 (LST· Life Sciences Tools and Services)가 가장 유망한 테마로 예상된다. LST 테마는 코로나19 연구와 백신 개발, 진단키트 등 분야에 속한 기업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정부와 산업 내에서 질병의 진단 및 백신 개발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가 코로나19의 여파로부터 벗어날수록 헬스케어 산업 내에서도 최첨단을 달리는 분야들이 보다 자본시장에서 부각될 것이다. 당장 우리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원격의료의 활용이 급증하는 것을 관측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디지털 플랫폼이 당뇨 등 유전병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유전자 치료법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필요한 분야다. 이 분야가 미래 헬스케어의 핵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 ○친환경 투자 빼놓을 수 없지만...단기 변동성 주의보 마지막으로 바이든의 당선은 에너지 효율성과 스마트 모빌리티, 신재생 에너지 등 녹색성장 투자 테마에 있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바이든 당선인은 기화변화대처 관련 공약을 이행할 행정적 수단이 충분하다. 민주당이 상하원 동시 장악에 실패한 만큼 바이든의 2조달러 환경 인프라 공약은 통과될 가능성이 낮지만, 개별 주차원의 환경정책과 국제무대에서의 활동은 큰 제약없이 이행될 것이다. 유럽연합은 이미 환경대처 예산을 코로나19 경제부양책 편성에 포함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사회를 달성할 것임을 공표했다. 중국과 일본도 최근 보다 적극적인 탄소배출량 감소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세계 각국의 정책적 모멘텀은 긍정적이지만, 친환경 투자테마의 경제적 잠재력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기술진보와 비용절감은 신재생 에너지와 전기차의 수요 및 침투율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친환경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블루 웨이브'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면서 관련 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된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관련 기업의 변동성을 유의한체 시장의 관심이 덜했던 분야들에 대한 접근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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