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11월11일/ 26호/ 구독 화이자의 백신 소식에 시장이 너무 흥분했었나요? 뉴욕 증시가 하루 만에 차분해졌습니다. 10일(미 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0.9% 상승했지만, S&P 500 지수는 0.14%, 나스닥 지수는 1.37%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습니다.
크게 네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①지나친 백신 낙관론에 대한 경계감 화이자 백신의 효능은 아직 최종 검증된 것은 아닙니다. 이 백신이 내년에야 13억 개(약 7억5000만 명 분)가 생산될 수 있다는 것 뿐 아니라 영하 70도(섭씨)에서 운송, 보관돼야한다는 점도 광범위한 보급에 걸림돌로 지적됐습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화이자의 백신 소식이 분명히 긍정적이지만 어떤 속도로 광범위한 배포가 이뤄질지 불확실하다"며 기존의 경제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에선 이날 하루 13만 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7일 연속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바이든 당선자의 “코로나와의 전투가 끝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달(many more months)이 남아있다”란 경고도 현실을 깨우쳐주었습니다. ②너무 좋은 백신에 대한 부작용(?) -유동성 축소 백신으로 인해 시장 유동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백신 뉴스로 인해 미 의회에서 부양책 규모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이 백신 출시를 앞두고 대대적 부양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규모 뿐 아니라 시기도 문제입니다. 부양책의 총대를 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대표가 어제 대선 불복에 나선 트럼프 측에 가세하면서 올해 내 부양책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관측이 강합니다. 월가 관계자는 “사실 금융시장엔 단기적으로 백신 뉴스보다 부양책 타결이 훨씬 더 시급한 상황”이라며 “부양책이 안되면 12월 산타 랠리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백신 기대에 시장 금리가 급하게 뛰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완화정책을 계속 유지할 지에 대해서도 일부 걱정이 나왔습니다. Fed는 향후 3년 정도는 금리를 현 수준에 묶어놓겠다고 시사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날 월가 증권사 KBW의 브라이언 클라인한즐 은행 애널리스트는 “채권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고 절대금리가 상승하면 Fed가 기조를 바꿀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물론 성장이 구체화되어야한다는 조건은 붙였지만요.
당장 뉴욕타임스는 Fed의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을 연말에 종료시켜야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온다고 보도했습니다. Fed는 지난 6월 '유통시장 기업 신용 기구'(SMCCF)와 '발행시장 기업 신용 기구'(PMCCF)를 설립해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6개월 시한으로 연장하지 않으면 12월31일 종료됩니다. 연장하려면 트럼프 행정부의 동의가 필요한데, 공화당이 종료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죠. ③트럼프 불복...찝찝한 투자자들 트럼프의 대선 불복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참하는 공화당 인사들도 늘고 있습니다. 대선 이후 두문불출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9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모든 합법적인 투표가 집계될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바이든 당선인측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에 인수인계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해 파장이 일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뉴욕 증시 지수들이 흔들렸다가 회복됐습니다.
이들이 갑자기 불복에 발벗고 나선 건 트럼프가 전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적으로 '트위터 해고'한 여파로 보입니다. 만약 줄 서지 않으면 에스퍼처럼 지금 당장이라도 잘릴 수 있거나 치욕스런 꼴을 당할 수 있다고 느낀 것이죠. 월가 관계자는 “트럼프가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상원에서 아직 다수당이 결정되지 않는 것까지 합쳐져 투자자들을 심란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원의 경우 여전히 민주, 공화 양당이 나란히 48석을 확보한 상황입니다. 알래스카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공화당 후보가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조지아주 2석은 1월5일 결선투표를 통해 승부를 가리게 됩니다. ④‘빅 로테이션’...대형 기술주 부담 아마존은 전날 5% 급락한 데 이어 EU의 반독점 제소 소식까지 나오면 3.5% 또 떨어졌습니다. 줌은 전날 17.7% 폭락에 이어 이날 9% 추가로 더 밀렸습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1.3%, 3.4% 내렸고 페이스북은 2.27%, 애플 0.3%, 테슬라 3% 하락했습니다.
반면 어제 10% 넘게 오른 보잉은 또 다시 5% 이상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석유회사 셰브론, 엑손모빌은 각각 4.6%, 2.2% 상승했습니다.
이른바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빅 로테이션’입니다. 투자자들이 백신 등으로 인한 경기 정상화를 내다보면서 경기민감주와 소형주, 가치주 등을 사들이고 그동안 급등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기술주들을 매각한 겁니다. 월가 관계자는 “가치주들이 오르고 있지만 어제 하루 만에 너무 급등해서 추가 상승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이 파산할 확률은 줄었지만 언제쯤 실적이 개선될 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도주인 초대형 기술주들이 비틀대면서 시장의 맥이 좀 빠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미 핵심 산업주인 허니웰, GM, 디어 등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벌써 25배 수준에 달합니다. 은행주들의 PER도 12~14배까지 올라왔습니다. 아직 에너지주나 항공주 등의 PER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단기 급등의 부담이 있습니다. 어제 15% 넘게 급등했던 아메리칸항공의 주가는 6.2% 떨어졌습니다. 실적을 보면 이해가 갑니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9년 457억 달러였지만, 올해는 172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273억 달러(추정)로 2019년의 60% 수준에 그칩니다. 다만 ‘빅 로테이션’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CNBC의 주식평론가 짐 크레이머는 “코로나 수혜주(기술주)가 며칠에 걸쳐 매도될 것을 대비해야한다”며 “이들 주식은 그동안 엄청나게 올랐고, 수익 확보를 위해 팔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수석전략가(미국 주식)는 9일자 보고서에서 ‘빅 로테이션’이 1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의 보고서를 기사에 요약해 놓았습니다. 💗'빅 로테이션'에 동참해야하나요?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에서 답을 찾아보세요. 유튜브 동영상 라이브로도 볼 수 있어요. 매일 아침 8시20분 한국경제 유튜브 채널에서 만나요! 🙏[골드만삭스 투자 인사이트]세계 경제, 예상보다 더 센 'V자 회복' 예상되는 이유 -얀 해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 등 경제학자들의 보고서를 요약 정리합니다. 미 대선 결과 확정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세계 경제 전망을 업데이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미 의회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백악관과 상원을 각각 다른 정당이 장악하는 '권력 분점' 시나리오가 경제 단기 성장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시나리오'보다 적다. 하지만 재정 전망이 바뀔만한 영향은 줄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20일 전에 1조 달러 규모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 블루웨이브 시나리오에서 나왔을 것으로 예상된 부양책 규모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는 3.5% 위축되고, 내년엔 5.3% 확장될 것으로 본다. 2022년엔 3.8% 확장을 예상한다. 시장 컨센서스보다 더 강한 'V자형 회복'이 나올 것이란 의미다. ①기존 컨센서스보다 강한 'V자형 회복' 전망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각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여름 이후 여러 지원이 끊겼으나 앞으로 경기부양책을 계속 내놓을 전망이다. 이는 민간소득을 기존보다는 올릴 것이다.
②백신 나오면 'V자' 더 커진다 내년 1월 내에는 적어도 한 종류의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나오면 수개월내 고위험군 위주로 접종이 이뤄질 것이다. 의료진을 비롯한 '최전방 근로자', 고령자, 상당 수준의 기저질환이 있는 이들 등이다. 이들이 예방접종을 하면 이들 뿐 아니라 더 많은 인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후 아마 내년 2분기 초에는 더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백신 공급이 시작될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봄~여름에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면 여행, 숙박, 요식업 등 기존에 침체된 업종에서 경제 활동이 급격히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과 유럽은 이로 인해 각 2% 가량의 GDP 확장을 누릴 것으로 추정한다. 신흥시장과 중국이 받을 이익은 그보다는 적을 전망이다. 대부분 신흥국은 백신 공급이 지연될 전망이고, 중국은 이미 코로나19 영향에서 상당 부분 회복했기 때문이다. ③'코로나 흉터'는 적을 전망 일각에선 내년 코로나19 사태가 줄어든다해도 올해 겪은 전례없는 노동수요 감소와 기업 수익 저하가 장기적 영향을 남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위험은 크게 현실적이지 않다고 본다. 노동시장의 경우 유럽 각국과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 선진국이 임금보조금, 일자리 유지 프로그램 등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업률 상승을 매우 제한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한 미국도 장기적 노동시장 타격은 적을 전망이다. 급증한 실업의 일차적 이유가 일시 해고이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최근 경제 침체에 예상보다 더 잘 대처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주요 경제국에서 나온 기업 부도 추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훨씬 적다. ④유럽·미국은 전망치 기존보다 일부 하향 올 4분기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달 전망보다는 하향 조정한다. 최근 몇주간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럽 등에선 이로 인해 짧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경제적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이미 유로존 국가 일부는 부분적 재봉쇄 조치를 내놨다.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골드만삭스는 유럽 4분기 GDP 전망을 기존 9.1% 확장에서 8.7% 축소로 대폭 하향 조정한다.
미국의 경우엔 각 주(州) 등 지방정부가 특별한 봉쇄조치를 내놓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경제 성장엔 제한이 걸릴 것으로 본다. 골드만삭스가 미국 내년 1분기 GDP 전망을 기존 7% 확장보다 낮은 3.5% 확장으로 하향 조정한 이유다.
⑤각 지역 전망엔 상당 격차 코로나19 위기는 신흥시장에 가지각색 타격을 줬다. 중국과 중국 인근국은 코로나19 확진 사례와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로 인해 경제 타격은 연초 일시적으로 GDP가 감소하는 정도에 그쳤다.
중부·동유럽과 중동 각국, 특히 동유럽 국가들은 요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강해지고 있으나 코로나19 1차 확산시엔 비교적 일찍 봉쇄조치에 돌입해 큰 타격은 피했다.
반면 중남미와 동남·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세에 이어 큰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이들 국가 중엔 관광수입이 붕괴해 타격이 더 커진 곳도 있다. 내년 이들 국가 중엔 중부 유럽과 동유럽 국가 경제가 가장 우려된다. 중남미와 동남·남아시아에 대해선 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중국은 이번에도 다른 나라와는 다른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중국 경제는 4분기에 더욱 견실한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간 무역 거래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그간 지나치게 느슨했던 대출 조건 등을 따져보며 향후 금융 불안 리스크로 관심을 돌리고 있을 정도다. 골드만삭스는 각국의 경제 하방 위험에 대해 들쭉날쭉한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 시나리오에서조차 지난 3~4월 나타난 증시 폭락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세계가 코로나19 사태에 적응하면서 마스크 등 경제 활동을 계속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방역 조치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머지 않아 나온다는 골드만삭스의 예상이 맞아떨어질 경우엔 경제가 더욱 강한 회복의 길로 들어설 전망이다. 9일 미국 증시는 화이자의 백신 임상시험 결과에 들썩였습니다. 백신 출시 기대가 높아지며 여행, 항공주가 급등했고 기술주는 큰 낙폭을 보였죠. 월가의 투자은행(IB) JP모간은 이런 현상을 이미 감지하고 있었습니다. 지난달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경우 급락할 종목을 25개 제시했는데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술주 이외에도 여러 종목들이 포함돼있습니다. 이들 종목은 소비와 기업 활동이 정상화되면 이익 증가폭이 둔화될 것이고 이미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도 판단했습니다. 구독형 홈트레이닝 기업 ‘펠로톤’과 미국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 ‘줌 비디오커뮤니케이션’이 대표적입니다. 하루만에 펠로톤과 줌은 각각 20.29%, 17.37% 하락했습니다. 기술과 소비를 결합해 부상했던 기업들도 JP모간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미국판 배달의 민족인 ‘그럽허브’, 온라인 가구판매회사 ‘웨이페어’, 프리랜서 매칭 플랫폼 ‘파이버’ 등이요. 마찬가지로 미국 증시에서 그럽허브는 10.95%, 웨이페어와 파이버는 각각 21.85%, 18.48% 떨어졌습니다.
이밖에 디지털 교육자료 제공업체 체그, 애완 동물 및 가드닝 용품을 생산하는 센트럴가든&펫 등도 JP모간이 선정한 급락할 가능성이 있는 종목들로 꼽혔습니다.
한편 JP모간은 S&P 500지수가 내년 초에 4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9일 S&P 500지수가 3550.50포인트로 마감했으니 11%는 더 간다는 것인데요, 대통령은 민주당이, 상원의원은 공화당이 차지하는 ‘퍼플 웨이브’가 지수를 끌어올린다는 판단입니다. JP모간은 “조 바이든 당선인이 추가적인 재정 부양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고 상원 공화당원은 세금 인상, 기업 규제 등 시장에 불리한 정책을 차단할 것”이라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적극적 통화 부양정책은 주식 가치를 더 높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민주당이 상원의원을 차지한다면 이런 전망은 무효화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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