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11월6일/ 23호/ 구독 미국 대선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6일(미 동부시간 오후 5시)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한 상태여서 당선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경합주들의 개표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 법적 소송에 나서고 있어 언제 선거 결과가 확정될 지 알 수 없습니다.
상원은 공화당이 계속 지배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추진해온 증세, 규제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지아에서 선거에 부쳐진 2석 모두 내년 1월5일에 결선투표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어쨌든 상원 다수당이 내년 1월에야 확정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뉴욕 증시는 나흘째 급등했습니다. 나스닥은 이번 주에만 9% 넘게 올랐고 S&P 500 지수와 다우는 7% 넘게 상승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번 주 12% 급등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0.3%, 아마존과 애플은 각각 9.4%와 9.3% 올랐습니다. 선거일 전에는 '블루 웨이브'를 기대하고 매수세가 몰렸는데, 지금은 분열된 정부의 장점을 테마로 삼아 오르고 있습니다. 더 큰 부양책 희망이 희미해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미 중앙은행(Fed)이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를 가졌습니다. 이날 Fed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쳤지만 예상대로 금리나 자산매입 등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투자자들의 마음속에선 ‘바이든 후보는 확실히 대통령이 되는 것일까’부터 ‘대선 결과는 언제쯤 확정될까’ ‘증시는 왜 이리 오를까’ ‘기술주 상승세는 이어질까’ 등 질문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월가의 대형 증권사인 찰스슈왑에서 이런 투자자들의 의문을 모아 11가지 Q&A로 정리했습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현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1 : 이번 선거에서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소식은 무엇일까요. ▶A: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뉴스는 공화당이 상원 과반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미국은 향후 2년간 분열된 의회를 갖게 될 듯합니다. 궁극적으로 누가 백악관을 차지하든 간에 의회를 통해 자신의 공약을 실행하는 데 매우 힘든 시간을 겪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Q2 : 이런 상황에서 차기 행정부와 의회는 향후 2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A: 분열된 의회에서 생기지 않을 일을 나열하는 게 훨씬 쉬울 겁니다. 다만 세 가지 일은 이뤄질 수 있습니다. ① 경제 부양책 : 추가 부양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승리했다면 나올 수 있던 것보다는 훨씬 적을 것입니다. 불분명한 건 통과 시기입니다. 레임덕 세션(11~12월)에 통과될 지 아니면 새로운 의회가 들어올 내년 초 통과될 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② 인프라딜 : 양당은 그동안에도 도로, 다리, 항구, 공항, 5G 투자 등 인프라 프로젝트에 필요한 예산을 원해왔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쓸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해왔습니다. 상황은 지금도 비슷합니다. ③ 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더 많은 조사 : 이달 말 상원은 또 다시 페이스북, 트위터 CEO들을 불러내 선거 기간 동안 소셜미디어의 행위를 따지는 청문회를 열기로 되어 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의회와 규제 당국으로부터의 조사를 보게 될 것입니다. ▶Q3 : 2021년 과세연도에 증세를 위한 조세법이 개정되고 적용될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A :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대규모 증세는 분할된 의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습니다.
▶Q4 : 선거 결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측의) 법적인 도전은 언제 끝날까요? ▶A : 핵심은 오는 12월 8일까지 모든 법적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것입니다. 12월 14일 선거인단이 모여 대통령을 뽑아야하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각 주가 자체 선거 결과를 확정해야합니다.
만약 선거인단 투표가 이뤄지기 전까지 법적 문제가 계속되고, 선거인을 뽑지 못한 주가 있다면 어떤 후보도 대통령직을 획득하는 데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 표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하원에서 각 주 다수당의 대표가 한 표씩 행사해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조재길의 지금 뉴욕에선]'바이든 대통령-공화당 상원' 최악이라더니…돌변한 시장 월스트리트에선 대선 직전까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고, 상원 다수당을 공화당이 차지할 경우 증시가 급락할 것”이라고 분석해 왔습니다.
바이든이 정책 변화를 꾀하려 해도 공화당이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란 이유였죠. 예컨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 것도 불가능할 것으로 봤습니다.
그랬던 월가가 돌변했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시화했지만 시장은 되레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나스닥의 경우 10월 한 달 간 까먹었던 주가 하락분을 단 며칠 만에 회복할 태세입니다. 투자회사인 티로우 프라이스의 랜덜 제닉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증시에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가 나타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상원 다수당을 공화당이 지키면, 바이든의 증세·기업 규제 등 반기업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으리란 겁니다. 또 친환경·인프라 투자가 급증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한국경제TV ‘굿모닝 투자의 아침’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질문1> 바이든 후보 쪽으로 무게가 옮겨지면서 트럼프와 바이든의 일부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했다고 하던데 상황이 어떤까요. 대선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경합주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자 양쪽 지지자들도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습니다. 선거 이후 혼란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바이든에 유리한 우편투표 개표 작업을 당장 중단하라”, 바이든 쪽은 “마지막 표까지 다 세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폭력과 방화, 약탈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사고도 있었는데요,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단체 대표와 회원 4명이 이틀 전 백악관 인근에서 흉기에 찔렸습니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수개월간 지속돼 온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선 양쪽 시위대가 도심 한가운데에서 대치해 주 방위군이 배치됐습니다.
<질문2> 어제는 기술주가 상승했는데요, 오늘 뉴욕 증시 흐름 중 특징적인 부분이라면 뉴욕 증시는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커졌다는 데 대해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선 불확실성이 어찌됐든 마무리 수순이란 겁니다. 크게 보면 지난달 많이 떨어졌던 데 따른 반등 측면도 있습니다.
대규모 추가 부양책에 부정적이던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는 걸 악재로 보는 관측이 많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반대입니다. 바이든의 증세나 빅테크 대상 규제를 공화당이 막아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부양책과 관련해서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연내 부양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부양책 역시 올해 안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 겁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제로금리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시장 예상대로였습니다. 다만 기대했던 자산매입 확대나 기간 연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질문3> 승리를 확신하는 바이든 후보는 인수팀을 꾸리는 움직임이죠. 바이든 진영은 사실상 승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가동을 위한 사이트도 개설했습니다. 아직 한 페이지짜리이긴 하지만 미국이 코로나 사태부터 경기 침체, 기후 변화, 인종 차별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인수팀을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굳힌 듯 보입니다. 경합을 벌이다 바이든으로 넘어간 모든 주(州)에서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트럼프는 트윗에 “유권자 사기와 주 선거 사기가 있었다. 바이든이 승리를 주장한 모든 주들이 법적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또 “증거가 많기 때문에 이걸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질문4> 향후 이벤트와 핵심적인 일정을 말씀해주세요. 다음 주 역시 미국 대선 이슈가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개표가 진행될수록 바이든 승리가 가시화하고 있지만, 지난 3일 선거 당일 소인만 찍혀 있으면 대선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까지 유효표로 인정하는 주가 있기 때문에 다음주는 돼야 최종 개표가 완료됩니다.
또 바이든과 트럼프 측 지지자 간 충돌과 갈등 양상이 어떻게 진행될 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다음주에도 3분기 실적 발표가 계속됩니다. 많이 줄긴 했지만 니콜라 맥도날드 비욘드미트 같은 기업 실적은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기 논란을 빚었던 수소트럭 업체인 니콜라는 다음 주 월요일에 실적을 공개하는데, 오늘만 8% 넘게 급등했습니다. 미국 주요 증권회사와 자산운용회사들이 한동안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할 것임을 공언하고 있는 데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는 데 실패해 행정부와 입법부가 한동안 교착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이유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선거 결과가 며칠 안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조 바이든이 승리하더라도 민주당의 상원 탈환 가능성이 낮아 바이든이 약속한 대규모 경기부양책 시행은 크게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즈호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민주당이 공약한 법인세 인상과 건강보험제도 개혁은 물론이고, 공화당이 내세워온 규제 완화 및 조세 개혁도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행정부와 입법부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은 미 중앙은행(Fed)의 시의적절한 개입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마크 헤펠 UBS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스닥지수 급등은 시장이 Fed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Fed가 제로 금리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한 위험자산 선호는 위태롭게나마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악의 가능성을 내다보는 곳도 등장했습니다. 알라스테어 조지 에디슨그룹 수석투자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선거 결과가 개표소가 아니라 수개월의 법정공방 끝에 연방대법원에서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승리 선언을 했고, 바이든 후보도 승리를 자신한 만큼 양측이 개표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입니다. 조지 투자전략가는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가 반등해야 하는 시기에 수개월간의 정치·행정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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